모산재
합천에서 에너지가 크게 넘치는 곳을 꼽으라면 모산재(767m)가 빠지지 않는다. 가회면에 있는데, 가장 높은 데가 1108m에 이르는 황매산 자락의 봉우리 가운데 하나로 커다란 바위들로 이뤄진 산이다. 영암사지가 있는 아래에서 바라보면 그 바위들이 환하게 빛난다. 해인사 가야산에서 비롯된 산줄기가 매화산 황매산을 지나 거침없이 뻗으면서 그 기백이 모인 데가 바로 여기 모산재이다. 그 엄청난 기운에 짓눌리지 않고 제대로 올려다보면 양쪽으로 둘러선 바위들이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억센 사내 힘줄처럼 솟아 있다. 바위 틈 사이에는 이리 비틀 저리 구불 제 멋대로 자란 소나무들이 크지 않게 자라고 있는데 이것들은 웅장한 바위산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.
모산재 탐방의 즐거움은 맞은편 바위들이 만들어내는 씩씩하고 멋진 풍경을 산을 오르내리는 내내 누릴 수 있다는 데 있다. 첫 걸음은 한 할머니가 손수 기른 남새 따위로 길손을 위해 막걸리와 더불어 지짐을 만들어 파는 데서 시작해도 좋고 좀 더 지나 영암사지 못 미쳐 나오는 600년 풍상은 겪었음직 한 느티나무에서 시작해도 좋다.
모산재는 사람이 기어 올라야 할 정도로 가파르지도 않고 전체 탐방 거리가 3.1km남짓으로 그다지 길지도 않다. 그렇다 해도 모든 탐방이 그렇듯 쫓기듯 서둘러서는 안 된다. 그리 하면 쉽게 지칠 뿐 아 니라 둘레 산악과 소나무들과 하늘과 구름이 어울리는 풍경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. 여기 모산재서는 특히 더하다. 처음에는 탐방길이 솔숲을 지나지만 얼마 안 가 쇠로 된 계단을 지나면 바위를 타는 산행 이 이어진다. 곧바로 돛대바위가 나타나는데 조금 높은 데 앉아 아래로 펼쳐지는 대기저수지와 논밭들 을 배경삼아 이 바위를 바라보면 정말 돛대처럼 보이는 삼각형 모양으로 벼랑 끝에 걸터 놓였다.